2010. 10. 19. 13:39ㆍLiteratur/English
* 불펌은 금합니다.
A Few Don’ts by an Imagiste (이미지스트가 해서는 안될 몇가지 사항들)
Ezra Pound는 이미지란 순간적으로 지적, 정서적 복합체를 제시하는 것이며 평생 동안에 방대한 양의 작품을 쓰기보다는 하나의 이미지를 제시하는 편이 차라리 더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미지스트가 해서는 안 될 사항들로서 무엇인가를 드러내지 않는 피상적인 단어나 형용사를 사용하지 말 것, 추상을 피할 것, 시인이 되려고 하는 사람은 그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정교한 가락들로 특히 외국의 언어로 된 정교한 가락들로 마음을 채우도록 할 것, 이때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에 너무나 집착한 나머지 시의 전반적인 운동에서 멀어져서는 안 된다. 자기견해를 드러내지 말 것 그런 것은 쓸데없는 철학적인 논설이나 쓰는 작가에게 맡길 것 일이다. 당신이 쓰는 시행들을 독립된 약강격 단위들로 잘게 썰지 말 것이라고 Ezra Pound 는 제시하였다.
Autumn (가을)
흄의 가을의 경우 햇볕에 그을린 건장한 농부의 모습으로 제시된 달의 이미지와 도시 생활에 찌들어 생명력이 고갈되어 가는 파리한 도시 어린이가 하얗게 떨고 있는 별의 이미지로 병치되어 도시와 시골의 리얼리티를 탁월하게 형상화 하고 있다.
Oread
힐다의 산의 요정은 소나무와 전나무가 뒤엉킨 울창한 숲의 장관을 바위를 막 덮치려는 순간 푸른 파도의 엄청난 에너지로 포착하고 있는데 이미지스트들의 시가 대부분 정적인 차원에 머무는 데 반하여 이 시는 짧은 공간 내에서 역동적인 이미지를 창조하고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New Love
올딩턴은 새로 돋아난 사랑에서도 겨우내 이별의 상처를 간직하고 살아가던 사람에게 새로운 사랑이 서서히 샘솟는 현상을 서리가 내린 후 시들었던 아몬드 나무에 봄이 되어 새 싹이 돋아나는 구체적인 이미지로 압축하여 보여준다. 이미지의 회화적 측면에 의존했다.
A Decade
로우월의 십년 세월은 미각과 후각을 동원하여 공감각적 이미지 창조에 성공하고 있는 경우다. 남편을 처음 만나 사랑을 나눌때의 짜릿하고 달콤한 느낌과 십 년이란 세월이 흐른 후 사랑의 채취가 배어있는 느긋한 사랑의 감정은 각각 포도주나 벌꿀의 짜릿하고 달콤한 맛과 아침 식탁에서 먹는 부드럽고 은은한 빵의 맛과 냄새에 비유되고 있다. 일반적인 이미지스트와는 다르게 시인의 감정이 암암리에 노출되고 잇다.
In a Station of the Metro (지하철 정거장에서)
비오는 날 지하철 정거장에는 어두운 색깔의 옷을 입은 우중충한 인물들로 가득 차 있었을 것이다. 축축한 검은 나뭇가지의 이미지로 눈부신 매듭 혹은 덩어리를 이루는 길게 뻗어나간 음습한 지하철은 호머와 버질과 단테가 보여 주었던 망각의 강 하데스를 연상케 한다. 따라서 지하철을 기다리는 군중들은 지옥의 변방을 떠돌며 한숨짓는 구원받을 수 없는 가련한 영혼들과 연결되는 것이다. 열차가 도착하자꽃처럼 해맑은 처녀들이 차량에서 쏟아져 나와 환영처럼 시인 앞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환영은 귀신과 같은 초월적인 존재를 암시하는 단어이므로 창백하다는 느낌과 함ㄲ 놀라움의 감정 뿐아니라 비전에 사료잡혀 있다는 느낌을 동시에 유발한다. 세미콜론으로 하나의 이미지를 처리한 뒤 다음 행에서 시인은 축축한 검은 나뭇가지에 피어난 연약한 꽃잎의 이미지를 제시함으로써 이 아름다운 꽃잎들은 조만간 땅에 떨어져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에 무심히 짓밟히리라는 느낌을 전달한다.
Dancing Figure (춤추는 여인의 모습)
하이쿠 형식을 모방한 짧은 시에서 Pound는 이미지 중첩기법을 사용하여 관념들이 끊임없이 쇄도하거나 돌진해 나가면서 서로 부딪치는 강렬한 순간을 이미지로 포착하였다. 이 시에서도 그는 동일한 기법을 사용하여 에너지가 결집된 다양한 사물들의 평면들을 중첩적으로 쌓아 올림으로써 아름다운 가나 여인의 이미지를 좀더 기 시로 발전시키고 있다. 첫연에서 시인은 상아 빛 하얀 신발을 신고 가볍게 춤추는 검은 눈동자의 아가씨 즉 우리가 어쩌다 꿈속에서나 보게 되는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한 이상적인 여인상을 포착하였다. 이어서 둘째 연에서는 그녀가 유태인들의 텐트나 흐릿한 어둠 속이나 또는 우물가에서 일상적인 노동을 하는 평범한 여인이 아님을 암시한 뒤 마지막 두 행에서 그녀의 팔과 얼굴은 각각 껍질 속 물오른 어린 나뭇가지와 하얀 햇살이 부서지는 투명한 강물의 이미지로 중첩된다. 셋 째연의 처음 두 행은 둘째 연의 나무의 이미지를 이어받아 맨살이 드러난 그녀의 어깨를 갓 껍질 벗긴 아몬드 열매의 하얀 이미지로 전이시킨뒤 다음 두 행에서 내시들의 시중이나 구리 철책의 보호를 받지 않는다고 하여 그녀는 아무것도 거칠 것 없는 자유로운 신분임을 암시한다. 이어서 이 시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다음 연에서 황금세공 한 청록색 터키옥과 금실로 수놓은 갈색 옷으로 그녀의 모습을 한껏 치장한뒤 중첩적으로 쌓아올린 그녀의 이미지를 강가에 서 있는 갯버들의 이미지로 요약한다. 환상에 사로잡힌 시인과 춤추며 시인의 몸을 더듬는 그녀의 손과 손가락을 골풀사이를 흐르는 얼음 낀 엷은 시냇물의 이미지로 처리하고 이어서 시중드는 시녀들의 모습을 시냇물에 잡겨있는 조약돌의 이미졸 중첩시킨뒤 마지막연에서는 경쾌하게 춤추는 첫연의 이미지로 돌아오고 있다.
The Song of Songs (아가)
아가에 나타난 히브리 처녀의 모습도 하나의 동적 에너지가 결집된 결과이며 그것은 Pound의 의식 속에서 불활성의 에너지로 잠재해 있다가 어떤 계기에 의해 또 다른 이미지들과 예각을 이루거나 매듭지어져 솔로문의 노래의 가락을 타고 춤추는 히브리 처녀의 이미지로 형상화되었다.
The Love Song of J. Alfred Prufrock (프루프록의 사랑노래)
스피노자를 읽을 때의 숭고한 체험과 식당의환풍기에서 배출되는 냄새를 맡을 때의 역겨운 체험들이 시인의 마음속에 용해되어 새로운 통일성에 도달한다는 Eliot의 명제를 구현한다. 나는 내 인생을 되질 해 왔다는 표현에 암시된 다분히 철학적이고 형이상학적인 뉘앙스는 커피 스푼으로 라는 왜소하고 보잘 것 없는 도구와 병렬로 처리되어 프루프록의 존재 전체를 무의미의 영역으로 전이시킨다. 그런 경향은 도입부의 처음 세 행에서도 확인 된다. 저녁 노을이 하늘에 펼쳐일 때 산책을 나가자는 처음 두 행의 낭만적 제안은 곧이어 저녁이 마취된 상태에서 생사를 헤매는 환자에 비유되면서 생명력이 고갈된 현대인의 일반적 상황을 암시하는 것이다.
시작의 초기단계에서 Eliot는 자신보다 더 강렬한 어떤 존재의 소유물이 되었다는 느낌에 사로잡혀 있다. 그러나 반어적 표현방식과 자기 비하의 포즈를 자신의 것으로 정립한 Eliot는 영적상실과 구원의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상정했다. 대도시 주민들의 불결한 생활장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이미지들을 최고의 강렬성으로 끌어올려 자기 시대에 대한 감각을 보여주려고 하였다. 여러시대의 다양한 현상을 관통하면서 현상의 배후에 존재하는 인간의 근본적 동질성을 인식할 수 있는 정직성과 강인한 정신을 소유한다.자신들의 문제와 씨름하면서 동시에 선과 악이라는 인간의 근본문제를 깊이 통찰하였다.
The Waste Land (황무지)
이 시는 문학적 인ㅇ의 기법으로 교묘하게 병치시켜 거대도시가 외로운 인간에게 가하는 고통스런 압력을 탁월하게 환기했다. 황무지 주민들은 목적도 방향감각도 상실한 채 부서진 영상의 더미들로 가득 찬 유령의 도시에서 살고 있다. 이시의 상황은 일차적으로 세계대전을 치른 직후의 런던의 상황이지만 그것은 대낮에도 환영이 지나가는 행인의 옷깃을 붙즙는 들끓는 도시, 악몽으로 가득 찬 보들레르의 도시이며 구원의 가능성이 영원히 차단된 단테의 림보적 상황이기도 하다. 그런 세계에서 주인공은 출근길에 우연히 왕년의 전우와 마주친다. 전쟁의 상처를 영원히 땅속에 묻어 버리고 새롭게 태어나고 싶은 처절한 갈망에도 불구하고 그런 갈망은 인간의 온갖 정념과 복수와 유혈로 얼룩진 웹스터의 악의 세계를 환시하는 구절에 의해 더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 든다. 따라서 엘리어트에게 창조적 전통으로 다가갔던 세 작가의 세계는 시인의 의식이 고조된 순간 단순한 문학적 인유의 혼성품이 아닌 선악의 세계에 대한 비극적 공포감을 상승시키는 압축의 방식으로 작용했다.
주인공의 의식을 타고 흐르는 상념은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날 밤의 최종적 상황과 그가 죽은 후 부활하여 엠마오에 나타나기 이전에 제자들이 빠져들었던 뼈를 깎는 고뇌와 회의의 순간들이다. 정적 속에서 밤을 지새며 갈등과 고뇌에 시달려야 했던 그리스도의 절박한 상황은 파르시발과 갈라하드가 황폐한 나라를 구하기 위해 성배를 찾아다니는 과정에서 겪어야 했던 고뇌와 회의의 순간들을 연상케한다. 외침과 울부짖음도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히던 날 해골산에 모여든 군중들의 외침과 울부짖음이자 다음에 이어지는 구절들에서 한층 더 분명해지듯이 러시아 혁명의 와중에 끝없이 펼쳐진 평원 위에 들끓는 군중들이 내지르는 외침이기도 하다. 또한 먼 산에서 들려오는 봄의 천둥소리는 생명의 봄비로 죽은 땅을 부활케하는 식물 신의 세계를 암시한다. 그러므로 이제 죽은 자의 의미는 단지 그리스도에게만 국한 되지 않고 풍요를 기약하며 살해당한 풍요신들 즉 아도니스, 오시리스, 오르페우스와 중첩된다. 그리고 중음은 다음 행의 살아 있던 우리는 이제 죽어간다는 구절에 의해 단체와 보들레르의 죽음의 세계와 연결되어 현대의 황무지적 상황 속에서의 죽음ㅇ과 같은 삶의 모습을 한층 더 강화 시켜주고 있다.
The Red Wheelbarrow (붉은 손수레)
이 시는 몇 개의 구체적인 디테일들이 병렬로 존재하면서 서로의 관계 속에서 의미를 구축해 나간다. 이런 시는 본질적으로 사물과의 일치를 모색하는 시이지만 그렇다고 단어가 부여하는 명칭 하나하나가 곧 사물인 것은 아니며 기표가 기의에 다가갈 수 있는 것은 단어들 사이의 병렬적 관계에 의해서이다. 다시 말해서 사물 하나하나는 단어들이 배열되는 과정에서 해체, 재창조된다는 말이다. 일견 단순해 보이는 이 시는 단어 하나하나를 자세히 들여다 불 때 단어배열이 대단히 의도적이다. 시 공간 내에서 대칭구도를 형성하며 시 형식은 시각적으로나 공간적으로 상호의존적 디테일들로 배열된다. 따라서 어느 한 단어를 다른 단어로 대치하거나 아니면 단어의 배열을 조금이라도 변경할 경우 이 시에 대한 우리의 언어체험은 심각하게 바뀔 수밖에 없게 된다. 따라서 이시는 지금 여기에 그리고 모든 곳에 세상은 항상 신선한 생명으로 가득 차 있다는 느낌을 전달하고 있다. 이 시는 문학 전통이 끌어당기는 흡인력에 빨려들거나 추상으로 쉽게 빠져드는 것을 경계하면서 순간적으로 사물의 특수성에 집중한다. 과거의 시적 전통으로부터 어떤 연상작용을 유발하는 일이 없이 단지 손수레와 빗물과 하얀 병아리 떼가 그 고유의 속성을 지닌 채 존재하면서 미적 체험을 유발하는 의미 있는 구도로 배열되어 실재를 발견하고 실재와 관계하는 주제를 담고 있다.
Spring and All (봄의 모든 것)
첫 행은 경치를 조감하는 우리의 눈을 마치 입체화의 화폭 속에 뒤엉킨 모호한 요소들을 바라보는 그림 관람객처럼 모호한 요소들을 해체하여 재구성 하는 과정에 몰입한다. 즉 무질서하게 널려있는 사물들에 둘러싸인 시인은 처음에는 다소 방향감각을 상실한 채 사물들을 조감하지만 그것들은 서서히 취사선택되어 결국 이른 봄 생명의 소생을 재현하는 과정에서 광경 전체가 정의된다. 다시 말해서 시의 형태는 경치 속에서 또는 경치로부터 서서히 출현하는 과정을 구현한다는 의미인데 시인이 바라보는 주변 경치는 처음에는 형태의 아름다움으로 이행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단어의 품사전환은 생명의 잉태에 대한 초상적 재현의 일부이자 자연의 방향성이 드러나는 여러 순간들 중의 하나를 상징한다고 하겠다. 즉 시인, 독자의 눈이 하늘의 푸르름에서 점박이 구름들로 이끌려 나오는 순간 blue는 명사에서 형용사로 환유적으로 전위된다. 환유적전위를 통해 시인은 하나의 디테일에서 다른 디테일로의 이동을 포착하는 데는 모든 신경조직이 다 동원되어야 함을 암암리에 느끼게 한다. 대상 지시적 관사를 시행의 마지막에 배치하여 명사와 분리시킴으로써 일순간 독자들을 혼란시킨다. 처음의 이어달리기는 바람이 부는 방향을 기본 방위와 결부시키기 이전의 순간적인 망설임으로 볼 수 있는 데 반하여 우리눈을 사로 잡는 것에 이름 붙이기 이전에 마음이 필요로 하는 극미한 순간을 포착한다.
Harmonium (소형 오르간)
신이 돌아오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그들의 귀한을 소리쳐 부르지 않는다. 아니 신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돌아올 수 없는지도 모른다. 신이 사라져 버린 궁핍한 세계에서 인간은 빈곤의 토착인 , 불운의 자녀들이며 이때부터 인간에게는 자의식이라는 이 생겨나게 된다. 그 결과 신은 죽었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는 명제가 성립하고 이것은 다시 나의 내부에도 외부에도 황폐함에 대한 인식 이외에 내가 소유한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으므로 나는 아무 것도 아닌 무이다 란 명제로 발전하는 것이다. 이 시는 신이 사라진 시대에 인간의 모습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시다. 눈사람 하면 눈을 굴려 두 개의 커다란 눈뭉치를 만들고 덩어리 하나를 다른 덩어리 위에 포개어 놓은 다음 눈과 코와 입에 까만 숫 검댕이나 솔 이파리를 붙여 놓은 형상을 연상하게 된다. 그러나 이 시에서 그런 눈사람의 모습은 전혀 묘사되어 있지 않고 다만 제목을 토해 환기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이 시는 겨울의 마음이란 은유의 은유이며 또한 이 은유는 보다 더 추상적인 어떤 것의 은유 즉 없음을 향유하는 마음으로 발전하고 있다. 추위 속에서 오래 떨어야하는 상태는 자신의 내부를 송두리째 박탈하고 외부의 황폐함과 일치시키는 행위이면서 동시에 예리하고 분명하게 실재를 인식하는 데 전제가 되는 본원적 단계이기도 하다. 따라서 시인의 의식은 자신의 감정을 바람소리에 투사하여 그것과 혼동하지 않고 치장되지 않은 광경과 근본적인 황폐, 축소될 수 없는 현실을 보게 된다. 그것은 인식의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유보한다. 이를 통해 현실의 압력을 분쇄할 수 있는 최상의 허구를 창조함으로써 궁핍하고 불행한 인간들에게 위안을 주려 했다.
Musee des Beaux Arts (고미술 박물관)
이 시는 사회의 모순과 병리현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현대적 감성의 소유자라면 쉽게 이해하고 감동 받을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소외가 보편화되어 예술을 포함한 인간의 모든 영웅적 행위가 주변화되고 외면당하는 상황이 시의 주제이다. 주제를 드어래기 위해 시인은 16세기 네덜란드 화가 브뤼겔의 작품들로 디테일로 제시하면서 소외는 현대인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과거부터 있어온 인간의 보편적 상황임을 분명히 한다. 주제의 측면에서와 마찬가지로 기법의 측면에서도 이 시는 오든의 스타일이 잘 드러나 있는 작품이다. 별로 심각할 것도 없다는 듯 방심한 태도로 독자를 시 속으로 끌어들인다. 현실의 심각성과 하찮음, 비극과 희극이 절묘하게 혼합되어 어색하다거나 서로 어긋난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고통이 인간의 삶에 차지하는 위치라는 포괄적 개념은 다음에 호흡점을 통해 공동체 내에서 개인이 겪어야 하는 고통의 의미를 반추한다. 하지만 그와는 무관하게 진행되는 일상적 삶의 국면들이 이례적이리 만치 긴 시행으로 처리된다. 그런 현상은 그리스도의 기적적인 탄생을 암시하는 부활의 의미 다음에 호흡점이 스케이트 타는데 정신이 팔려 그리스도의 탄생 같은 기적적인 사건에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 놀이장면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포괄적 시야는 두번째 단락 이카루스와 농부를 통해서도 계속된다. 이러한 별 생각 없는 듯한 어조에서 무엇인가를 은폐하려는 방어기제가 작용하고 있다. 진지한 내용을 심각하게 발언해 보아야 어느 누구도 귀 기울이지 않게 된 상황에서 독자들을 시 속으로 끌어 들이기 위해 진지함을 숨기고 어릿광대처럼 굴었다. 가벼운 어조는 모든 사물들이 구심력을 상실한 채 주변을 향하는 상황과도 호응하는 현상이다. 이 시는 주변적이거나 하찮은 사물과 사건들을 통합할 수 있는 중심은 존재하지 않는다. 중심의 부재가 오래 지속될 때 혼란과 파국은 불가피하다. 방심한 듯 가벼운 어조의 텍스트 표면 밑에는 혼란과 파국을 경고하는 종말론적 계시의 기저음이 울렁이었다.
* 경북대학교 영문과 김철수 교수님의 강의 내용을 요점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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