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0. 16. 11:21ㆍLiteratur/English
* 불펌금지
소쉬르가 문학에 영향을 준 것
2006006015 독어독문학과
1. 예술의 기준
1) 최근 사진이 예술로서 인정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재현되는 것과 예술로서의 사진이 구분되었기 때문
2) 인간이 정보의
저장과 전달을 목적으로 만들어낸 하나의 기호 체계
3) 문학은 언어를 질서화 하면서 나름의 규칙에 따라 체계적으로 배열하여 하나의 통일된 전체를 구성
4) 기존 통념의 문학은 작가의 창작
생활의 산물이며 작가의 근본적인 자아의 표현이라고 생각. 텍스트는 독자가 그 속에 들어가서 작가의 사상과
감정과 정신적 또는 인간적으로 교감하는 장소. 그러나 구조주의자들은 작가는 죽었으며 문학적 언술에는
진실이라는 기능이 없다고 주장. 한마디로 작가들이란 이미 씌어진 문장들을 뒤섞어 재결합하거나 재배치
시키는 능력밖에 없는 사람들
2. 기호표현과 기호내용
1) 기호표현 : 씨니피앙, 물질적 표현
Ex) 개 라는 낱말에 있어서 국어 음소와 형태, 문법구조는 표현을
구성
2) 기호내용 : 씨니피에, 물질적 표현을 연상시켜주는 개념
Ex) 개 라는
낱말을 듣거나 보고 연상 할 수 있는 어휘, 역사, 문화적인
의미들의 내용을 구성
3) 기호표현과
기호내용 만으로는 기호가 성립되지 않는다.
ㄱ. 소쉬르 : 기호표현과
내용 사이의 관계는 자의적이다.
ㄴ. 전달하는 것과 전달되는 것이 동일 할 수 없기 때문에
전달행위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내용과 표현은 다른 성질을 가져야 한다.
3. 기호의 결합
1) 언어는 계층적
구조이다.
ㄱ. 언어 자체 내의 성분들의 상호관련 결정하는 규칙체계의
출현에 의해 구체화한다.
ㄴ. 음소, 형태소, 어휘, 단어의 결합, 문장
차원과 그 이상의 차원을 구분하여 고유한 어떤 규칙 체계에 따라 조직화한다.
2) 계열적 관계
ㄱ. 명사, 동사, 동의어, 전치사 등 언어를 사용하여 구를 만들 때 등가의 집합을로부터
필요한 단어와 형태들을 선택한다.
ㄴ. 선택된 단어들은 그 자체로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니라
등가의 집합 내에서 서로 비교, 대조되는 단어들과의 관계를 통해 의미한다.
3) 결합적 관계
ㄱ. 선택된 언어적 단위들이 정확한 사슬을 형성하기 위해
하나의 문장은 특수한 형태소들의 도움으로 저희들끼리 서로 조화를 이루도록 구성되는 것
Ex) 철수가
밥을 먹는다. -> 철수는 철수다. 영희가 아니다. 문장에서 철수라는 단어는 계열체 내에서 단어들 사이의 차이에 의해 관례적으로 철수라는 인물을 대신 할 뿐 실질은
없고 차이만 있다. 밥, 먹는다 도 마찬가지로 계열체 내에서
선택 된다. 그 다음 선택된 단어들을 형태소들의 도움을 얻어 앞뒤로 문법 질서에 맞게 연결 시켜 하나의
문장을 완성 시킨다. 모든 언어 학적 어구들은 계열적이고 결합적 관계에 의해 구조화 된다.
4. 랑그와 빠롤
1) 랑그
ㄱ. 언어를 실제 사용하고 있는 개인적인 발화
ㄴ. 한 언어가 갖는 추상적인 체계이며 구성원 모두가 공유하는
사회적 약속
ㄱ) 언어의 사회적 양상으로 우리가 화자로서 이끌어내는 공유
체계
ㄷ. 체계이기 때문에 유한
2) 빠롤
ㄱ. 개인적 발화에 의미를 부여해 주고 발화 행위 가능케
해주는 추상적 체계
ㄴ. 개인적 발화행위이며 체계의 구체적 실현
ㄱ) 실제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그 체계를 개인적으로 구체화
시키는 현상
ㄷ. 개인적 발화이기 때문에 무한
3) 언어체계
없이는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다.
4) 발화행위가
상대방에게 이해되기 위해서는 구성원 모두가 공유하는 언어의 사회적 관습이나 약속이 있어야 한다. 랑그란
바로 그러한 언어규칙이자 사회의 약속이다.
5) 인간은 언어의
단어 체계나 음운체계, 문법체계 등에 관한 지식이 없으면 상대방과 의사소통을 할 수없다. 그 이유는 말을 이해시키려면 상대방과 그 언어의 코드를 같이 해야 하기 때문이다.
6) 인간은 한정된
체계 즉 공통의 코드에 의존하여 그것들을 결합할 뿐 창조하지 못한다. 개인적 발화행위는 체계와 관련해서만
의미를 갖는다.
7) 과학으로서의 언어학 연구는 무한한 발화행위에 대한 연구가 아니라 한정된 수의
랑그 즉 체계에 대한 연구가 되어야 한다. 즉 하나의 개인적 발화의 의미를 가능하게 해주는 것은 그것이
체계에 속하기 때문이며 따라서 언어학은 의미 부여 행위 가능케 해주는 체계에 대한 연구가 되어야 한다.
ㄱ. 언어학 연구의 주된 목적은 개인의 발화가 아니라 인간의
어떤 특정한 표현 행위의 근간을 이루는 체계를 연구
ㄴ. 시를 분석 할 때 어떤 규칙체계가 사용되고 있는가를
발견하고자 하는 것
8) 랑그와 빠롤의 구분은 문학에서 모종의 규칙체계 즉 문법을 찾아내어 그 문법을
의미 가능하게 해준다.
5. 문학과 구조
1) 문학은 일상언어와
같이 일반적인 언어를 재료로 사용한다. 그러나 문학의 언어는 또 하나의 언어다. 문학의 언어도 언어이기
때문에 그것은 나름의 구성요소들과 그것들을 결합하는 규칙을 가지고 있다.
2) 일상언어의
규칙과 문학 언어의 규칙은 다르다. 일상언어에서 중요하지 않은 은유나 상징, 역설등 여러가지 다른 규칙들이 강제된다. 시에서는 율격과 리듬과
규범들이 지켜진다. 따라서 문학의 언어 규칙은 일상언어에 비해 이질적이고 낯선 언어로 만들어 준다.
6. 일상언어와 문학언어의 차이
1) 일상언어
ㄱ. 랑그에 속하는 구조적으로 의미심장한 성분들과 발화차원에서
배열된 빠롤이 구분되며 발화는 랑그와 관련해서만 의미를 갖는다.
ㄴ. 일상언어에서는 각 차원에서 의미론적 성분과 형식적 성분
즉 언어내적, 문법적 의미만을 갖는 요소들이 구분된다.
2) 문학언어
ㄱ. 빠롤 (발화) 차원의 모든 요소는 랑그 (의미심장한) 요소가 될 수 있다.
ㄴ. 언어로 나타나는 모든 형식적 요소는 시에서 의미론적
성격을 띨 수 있으며 따라서 보족적인 의미를 획득한다.
ㄷ. 의미론적 성분의 증가와 더불어 결합 체계 역시 더 복잡해진다. 일반 언어와는 관련 없는 다른 구조 심지어 다른 차원의 구조에 속하는 것처럼 보이는 요소들이 시의 문맥 속에서는
서로 비교, 대조된다. 일상언어에서 결합될 수 없는 성분들이
강제로 결합시켜 새로운 의미를 창조해낸다. 일상언어에 비해 문학언어는 더 큰 정보능력을 가지고 있다.
7. 소쉬르가 문학에게 주는 주장의 핵심
1) 낱말의 의미는
그 자체가 아니라 다른 낱말들과의 관계 속에서 의미를 갖는다.
ㄱ. 언어가 그 자체로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것과의 구별을 통해 의미를 획득한다.
Ex) 신호등의
빨강색은 초록색이 아님이고 정지라는 의미를 가진다. 모든 기호는 이렇듯 기의(정지)와 기표(빨강)의 관계로 이루어진다.
ㄴ. 철두철미하게 분석적이고 과학적인 구조주의는 인간이 이룩해놓은
다양한 체계를 최소단위의 분석을 통해 설명해 내고자 한다.
2) 어떤 낱말의
의미란 고립된 상태로는 이해될 수 없다. 오로지 특정한 구조 속에서만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따라서 우리가 낱말을, 나아가 문장, 언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
3) 구조주의를
이해함에 있어 핵심은 바로 '관계'의 강조. 하나의 낱말의 의미가 관계 속에서만 이해될 수 있다면, 어떤 의미에서 그 낱말은 '관계'의
결과이다.
8. 소쉬르가 문학에게 주는 떡밥
1) 체계적인
구조를 이루고 있는 언어와 그 언어를 사용하는 개개의 주체 사이의 관계에 대한 것.
2) 랑그는 개인에
의해 좌우되는 게 아니라 사회적으로 약속된 규칙의 체계. 개인들이 말을 하기 위해선 그 규칙에 따라야
하고, 그 규칙의 체계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ㄱ. 파롤을 랑그에 종속시킴으로써 실제 텍스트들의 특수성을 무시한채 마치 그것들이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만들어지는
패턴으로 생각
ㄴ. 실제 연구의 대상, 체계를
따로 분리해 내기 위해 실제 작품과 작가를 괄호로 묶어 버리기 때문에 텍스트는 물론 작가도 없어진다.
3) 의미는 개인이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언어체계 안에서 랑그에 따라 만들어지는 것이며, 개인들은 그 규칙에 따라 의미를 말하고 또 받아들일 수 있다.
4) '옳다' '그르다'는 판단은 물론 '좋다 '나쁘다'는 판단 역시 언어의 구조 속에 있는 것이며, 개인들은 그것을 가져다 쓸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사고나 판단은
개개의 '주체'가 하는 게 아니라, 언어의 의미체계(구조) 속에 있는 것이며, 개인들은
그것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한다.
5) 의미나 판단
혹은 사고가 '주체'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언어구조에 내장되어
있고, 거꾸로 '주체'들이
사고하고 판단하기 위해선 이 언어구조에 따라야 한다는 말이 가능해진다. 언어를 통해 의미나 사고, 판단을 객관화하는 것이다. 그 결과 '주체'는 더 이상 자기가 말하고 받아들이는 행위의 중심이 아닌 게 되며, 그
중심은 오히려 주체 외부에 있는 언어라는 객관적 구조에 있다는 게 분명해진 셈이다.
6) 구조란 언어를
사용하는 다수의 주체들이 동일하게 사용하는 기초를 제공하는 게 되며, 모든 인간이 동일하게 사고하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
7) 언어를 사용하는
모든 사람의 공통된 판단의 단일하고 통일적인 주체 외부의 선험적 구조.
8. 소쉬르와 문학
1) 언어가 사물의
지각하는 형식에 관심을 많이 가지는 반면 언어에 대한 현실 반영은 무관심
2) 주어진 언어체계와 연상적인 언어체계에 대한 중요성
3) 언어 기호의 자의적이고 변별적인 성질로 인해 언어와 현실이 본질적으로 분열되어
있다는 생각
4) 언어와 현실
ㄱ. 언어학적
ㄱ) 단어의 의미가 실제 현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ㄴ) 언어는 자족적인 체계이기 때문에 언어의 의미 역시 발화자의
주관적인 의도나 바램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
ㄷ) 발화된 말에 직접적으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발화자
자신이 아니라 그 의미를 생산해 내는 언어 체계
ㄴ. 문학적
ㄱ) 문학 작품 해석의 출발에서 실제 현실과 작가가 즉각적으로 배제됨
ㄴ) 전통적인 문학과 비평의 요소가 필요 없어도 문학적 체계를 충분히 규명가능
5) 문학의 내용이
아니라 문학에서 의미가 생성되는 다양한 방식들에만 관심을 가진다.
6) 개인적인 발화 즉 빠롤이 아니라 전체로써 언어 체계 즉 랑그를 대상으로 삼는
것과 같이 문학도 개별적인 문학 작품을 문학 일반의 랑그에 속하는 규칙들이 적용된 빠롤의 한 형태로 간주
9. 소쉬르의 문학적 방법 및 통찰 (종합)
1) 일정한 시점에서
볼 때 완전한 체계로 연구해야 하지 통시적으로 연구하면 안됨.
2) 의미는 기호
안에 내재하는 것이 아니라 기능적인 것이며 다른 기호들과 구별작용이 빚어낸 결과.
3) 오직 기호에 초점을 갖고 객관적 구조에 관심을 가짐
4) 기호의 지시대상들, 기호가 실제로 지칭한 사물들을 괄호 안에 묶어 연구.
5) 문학 텍스트를
구조적으로 보고 기호 그 자체를 검토하기 위해 지시 대상에 대한 관심을 유보
6) 은유에 있어서
하나의 기호가 다른 것으로 대체되는 이유는 둘이 서로 비슷하기 때문
ex) 정열 = 불꽃
7) 환유에 있어서
하나의 기호는 다른 기호를 연상시킴
ex) 날개 = 비행기 -> 날개는 비행기의 일부분, 하늘 => 비행기 ->
물리적 근접성
8) 등가를 통해
은유를 만들 수 있다. 유사성, 대립, 병행 등의 패턴과 소리, 의미, 리듬, 함축에 의해 만들어진 패턴에 따라 결합. 일상언어 처럼 단순히 전달하는
사고를 위하여 결합되는 것이 아님. 다름. Ex) 정열 = 불꽃 = 사랑
9) 시 작품을
기능적 구조로서 간주하고 시니피앙과 시니피에들이 복합적 관계의 지배와 통제를 받는다. 외부현실의 반영물로
보아서는 안되고 기호와 지시대상, 단어와
사물 사이의 자의적 관계에 대해 연구한다. 그렇게 하여 환경으로부터 텍스트를 분리하고 자율적인
대상으로 만든다.
10) 랑그라는
체계의 밑에 잠재한 집단의식의 존재를 설정했다. 언어의 발전을 하나의 공시적 체계 뒤에 또 다른 체계가
뒤따르는 것으로 보았다. 역사적 변화는 한 언어의 개별요소들에 영향을 끼치는 어떤 것이었으며 이런 간접적
방법으로만 전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었다. 전체로서의 언어는 그런 혼란들에 적응하려고 스스로 재조직하는데 T.S Eliot이 말하는 전통이 새로운 명작을 환영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러한
언어학 모델의 뒤에는 인간사회를 바라보는 어떤 명확한 관점이 놓여있다. 즉 변화란 근본적으로 갈등 없는
체계 속에서 소란과 불균형이며 그 체계는 잠시 흔들리지만 그 균형을 이내 회복하고 변화를 쉽게 뛰어넘는다는 것.
이러한 변화는 맹목적이고 우연적이기 때문에 어떻게 체계적으로 파악 될 수 있을지 설명하는 것을 후일에게 넘김.
ㄱ. T.S Eliot 은 자기들 나름의 고유한 닫힌 상징체계들을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체계들 속에서 전통은 공시적 구조들의 기본원리 즉 역사적 현실의 통제와 설명을
위한 철저한 모델을 제공했다.
11) 언어체계를
속박하는 것은 우리의 실제 의사소통 가운데 우리가 생산, 수정, 변형
하는 힘들이 아니라 랑그의 고정되고 주어진 양상들이다. 인간과 사회간의 구조를 무시하고 있다.
10. 구조주의 해석 예시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 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 서정주, 국화 옆에서
1) 일상언어에서는
불가능한 요소들 사이의 비교와 대조를 통해 훨씬 더 많은 정보량을 전달한다고 한다. 실제로 이 시에서
일상언어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서로 비교―대조되고 있으며 그것은 이 시로 하여금 일상언어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높은 정보량을
갖게 하는 요인이 된다.
2) 이 시에서
드러나는 비교와 대조 관계를 보면 <내 누님 같이 생긴 꽃이여>에서
보이는 것처럼 누님과 국화 사이의 비교가 이루어지고 있고, 1, 3행의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와 2, 4행의 <울었나 보다>의
문법적 반복에 의해 <소쩍새>, <천둥> 사이의 의미론적 등가 관계가 성립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찬가지
입장에서 마지막 부분의 <무서리. 역시 의미론적으로 <소쩍새>나 <천둥>과 비교되는 위치에 놓이며 <젊음의 뒤안길>과 <소쩍새> 울음, <천둥>이 <누님―국화>의 직유의 연장에서 비교관계에 놓인다.
3) 서로 비교되고
있는 단어들은 하나의 계열체를 형성한다. 누님―국화는 하나의 계열체를 이루며 소쩍새 천둥 무서리 젊음의
뒤안길 또한 또 하나의 계열체를 형성한다. 일상언어에서 이러한 단어들은 서로 비교되거나 대조될 수 없다. 문법적인 등가의 위치, 직유들을 의미론적으로 등가 관계에 놓이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절대적인 반복이 아니라 차이점 속에서의 유사성의 출현이라는 점에서
시적인 긴장을 획득한다. 이들은 직접적인 의미에 의해서는 결합되지 않지만 이들이 의미상 공통으로 가지는
불변체, 즉 누님―국화의 <존재>가, 소쩍새 천둥 무서리 젊음의 뒤안길이 공통 의미핵 <시련>에 의해 특수한 의미에서 비겨되는 것이다. 따라서 국화가 피기 위해 여러 가지 풍상을 겪어야 했듯이 누님이 거울 앞에 돌아와 서기 위해서는 젊음의 뒤안길에서의
마음졸임이 있어야 했다는 비유가 성립된다.
4) 마지막 부분은
또 하나의 등가 사슬의 출현을 보여준다. 시의 화자 <나>는 국화꽃이 피려고 잠이 오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다. 그러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잠을 자지 못하는 경우는 현실적으로 생각할 수 없다. 따라서 이 구절은 비유이다. 즉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무서리가 내렸듯이 마는 무엇(X)을 위해
잠을 자지 못했다는 등식관계가 이루어진다. 나와 불면은 각각 국화―누님, 소쩍새―천둥―무서리―뒤안길 계열체의 한 짝을 이루는 부분이다. 따라서 X 역시 개화―성숙 계열체 속에 포함될 수 잇는 것이어야 한다. 우리는
앞의 두 사슬과의 비교에 의해 모르는 X를 재구성할 수 있다. 그것은
앞의 구절과의 비교에 의해 개화 성숙의 공통 의미핵 <완성>을
포함하는 어떤 것이어야 한다. 그런데 이 시의 화자는 누님과 국화에 대해 말하고 있는 사람, 즉 시인 자신이다. 따라서 그가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누님에
대한 이야기를 시로 완성시키기 위한 것이었다는 결론이 유도될 수 있다. 시인은 젊은 시절 젊음의 뒤안길에서
방황했던 누님의 정신적 성숙에 대해 무엇인가 쓰려고 하지만 그 비밀은 쉽게 풀리지 않는다. 밤새 그
비밀을 캐내기 위해 고민하다가 새벽에 창 밖을 보는 순간 무서리가 하얗게 내리고 국화가 노오란 꽃잎을 피우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여기서 국화의 개화과정에는 무서리가 개입되고 잇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인식하게 되고 누님의 젊은 날의 고뇌와
무서리 사이의 비유가 획득된다. 국화 한 송이가 피기 위해 그런 과정이 필요했듯이 누님의 정신적 성장에도
역시 시련과 방황이 필요했고 그 이후에야 성숙한 여인으로 거울 앞에 설 수 있었을 것이라는 유추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시인은 다시 소쩍새 천둥과 국화와의 관계를 덧붙이고 본인의 입장으로 돌아와 한편의 시가 이루어지기까지
밤을 지새운 자신의 불면 체험을 연결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이 과정을 도식화 하면 다음과 같다.
계열체 1 계열체 2 계열체 3
국화 소쩍새 개화
천둥
무서리
누님 젊음의 뒤안길 성숙
나 불면 X(시)
--------------------------------
존재 시련 완성
5) 통합적 조직화를
살펴보면, 이 시에서 세 개의 통사적 사슬이 결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국화가 피기 위해서는 소쩍새 천둥 무서리가 있어야 했다는 사슬과
누님이 성숙한 여인으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젊은 날의 시련과 방황이 있었다는 사슬,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편의 시를 완성시키기 위해 밤을 밝힌 시인의 체험. 이 사슬들이 서로 결합되어 한편의 시의 전체적인
의미가 발생한다. 그런데 이들의 결합관계는 일상적인 언어의 통사규칙을 위반한다. 일상언어에서는 등가적인 원리에 의한 통사적 결합은 의미를 모호하게 하기 때문에 금지된다. 그러나 시는 이러한 일상적인 언어 규칙을 위반하며 결합의 축에 등가의 원리를 투사시킨다. 위의 세 사슬의 불변체적 의미는 모든 존재는 완성을 위해 반드시 시련이나 역경을 거치게 된다는 우주의 질서를
표현한다. 결국 같은 내용의 세가지 변체이며 이들 사슬들은 은유의 원리에 의해 결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시의 의미는 국화가 피기 위해 소쩍새 천둥 무서리가 있었듯이 누님이 거울 앞에 돌아와
서기 위해서는 젊은 날의 시련과 방황이 있어야 했고, 그것은 시 한 편이 이루어지는 체험과 같다는 결합
관계를 드러낸다.
6) 국화―누님―나의
세가지 체계가 서로 상호 충돌하면서 전체로서의 시의 의미를 형성하고 있는 세가지 체계의 복수대화를 보여 준다. 각
계열체의 변체들은 텍스트에 모두 실현되어 있으며 그것들은 지각을 탈자동화하고 나름의 의미를 매개한다. 전체로서의
텍스트의 불변체적 의미는 하나의 존재의 완성을 위해서는 반드시 시련이나 방황이 필요하다는 우주적 질서를 나타낸다.
그러나 일상언어와는 달리 이러한 의미는 이 시의 특수한 질서화 없이는 존재하지 않으며 구조 속에 실현되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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