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학위논문 예비발표) 인간과 기계간의 재정립 : 제로와 기계를 뒤에서 억압하는 체제로부터 구원하는 햄릿

2012. 12. 10. 09:22Literatur/Eng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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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기계간의 재정립

: 제로와 기계를 뒤에서 억압하는 체제로부터 구원하는 햄릿

1. 연구목적

본 논문은 앨머 라이스(Elmer Rice)의 "계산기"(The Adding Machine, 1923)와 하이너 뮐러(Heiner Müller, 1977)의 "햄릿기계"(Die Hamletmaschine)을 통해 자동화 기계문명 한가운데 놓여있는 인간의 두 유형을 분석하고 이에 따른 인간과 세계 사이에서 기계와의 관계를 다시 재구축하는 작업을 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자동화 기계가 인간성을 무시한 채 인간을 작업장에서 내쫓도록 계발된 대상이라는 사고를 지양하고, 오히려 인간을 억압하는 정치, 경제, 사회문화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관점에서 논의를 펼치고자 한다. 자연과 함께 인간이 편리하게 살아 갈수 있는 대안 가능성으로서 생각하겠다. 따라서 인간이 조절하는 기계로서 올바르게 사용되지 못하고 인간과 기계 둘 다 만족하며 살 수 없는 작품의 배경에서 제로(Mr. Zero)와 햄릿(Hamlet)을 괴롭히는 사회에 초점을 맞추겠다. 그리고 기계와 인간이 함께 비인간적 사회를 제로의 시대에서 비판하고 햄릿을 통해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보는 것이 본 논문의 목적이다.

"계산기"의 경우, 1차 대전 이후 기계의 발전으로 인해 급격하게 치솟는 생산력에 따라 과잉생산이 일어나지만 당시의 노동력이 가변가치로서 자본가들의 생산논리로 인해 오히려 구조 조정이 눈에 띄게 드러나는 20세기 초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경제 전체의 생산하는 공급과는 달리 소비를 원하는 수요가 이에 미치지 못하게 되는 현상이 벌어지게 된다. 이러한 배경은 경제와 함께 사회와 정치 같은 거대한 구조 뿐 아니라, 가족 및 인간관계 그리고 자기의 의식까지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이것은 악순환이며 세계 대공황(The Great Depression) 원인의 한 부분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인간이 기계문명에 처해있는 소외, 익명, 진부성(commonplace) 그리고 구조는 점차 어느 한 개인의 문제에서 사회 전체의 문제로 까지 이 작품들은 확장 시키고 있다.

미국식 표현주의(expressionism)에서 유진오닐(Eugene O'Neill)과 함께 대표적인 작가로 엘머 라이스를 듀코어(Dukore)는 언급하고 있다. 표현주의 사조가 그렇게 길지만은 않기 때문에 대표 극작가들이 한정되어 있지만, 물질세계를 내면으로 왜곡시키는 작업과 환상, 전보체 그리고 소리의 활용 같은 실험적인 시도는 20세기 연극 역사에서 가장 뚜렷한 인상과 족적을 남겼다. 오늘날 까지 여전히 논의될 수 있고 이해될 수 있는 경제 효율적인 인간의 모습을 기계를 통해 소시민들이 항상 희망을 가지고 꿈을 꾸는 그 마술적 상상 마저도 진정으로 아름다움을 이루어 낼 수 없는 표현을 하고 있다. 세계에 대한 외적인 것을 내적인 것으로 집어넣어 표상 시켜도 그 세계 자체가 왜곡 될 수 에 없음을 잘 드러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계산기"에서 나오는 등장인물들이 자동화된 기계문명 속에서 대체당한 주인공은 개인적인 측면에서 점점 사회 전체의 구조적인 부분으로 전개된다. 지난 과거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로 이어지는 반복적인 비극에 인간은 어쩔 수 없이 그 공간에서 살아야 한다면, "계산기"로부터 대략 50년이 지난 시기의 "햄릿기계" 역시 보이지 않는 억압 구조에서 살고 있음을 주인공 스스로가 상기하고 있으며 그것이 피할 수 없는 부분임은 인지하고 있으나 과격하게 자신의 관습문화를 몸과 언어 그리고 사유를 통해 스스로 깨뜨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인간이 만든 도구를 활용하여 억압하는 구조에 대해 전복하려는 시도를 가지고 있으며 기계문명 속의 기계임을 스스로 고백하고 오래전에 되풀이 되어온 억압된 과거들을 들추어내면서 모순된 사회 구조를 전복 시키는데 기계로서 행동해 나간다. 극작가 뮐러의 어린 시절 나치 경험과 이념에 따라 냉전 체제 독일에서 동독을 사랑하지만 서독에 먼저 공연된 "햄릿기계"는 오히려 자본주의의 대표적인 대상이었던 기계가 자본가들이 인간을 비인간화 취급 하는 절대 아닌 것으로서 다시 되돌아보고, 기계문명에 대해 주인공이 "계산기"의 찰스처럼 기계로서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제도에 따른 극복필요성을 고찰해 주고 있다.

 

2. 선행 연구 및 연구 동향

국회도서관과 KERIS(한국교육학술정보원) 소장 자료를 검색 키워드 (elmer rice) AND (“adding machine”)으로 사용한 결과 기준에 따르면 앨머 라이스의 국내학위 논문 연구 5건, 해외 우수 학위 논문 5건이다. MLA 검색 결과를 비추어 보자면 앨머 라이스의 관련 문서는 총 12편이지만 대다수가 미국 표현주의의 시대 흐름을 설명하기 위한 논문이며, 구체적으로 작품을 분석한 학술논문은 7편에 그치고 있다. 해외 논문 중에서 앨머 라이스의 텍스트를 인용한 논문 수는 58편이며, 그 중 16편이 2000년대 이후의 논문이었다. 국내 학술 논문은 총 9편이 앨머 라이스의 텍스트를 인용 하였으며 이 중 1편은 MLA 검색 결과에 중복되는 논문이다.

KERIS를 통해 온라인으로 입수 가능 한 국내 석박사학위논문은 1편에 불과하다. 나머지 논문들은 열람이 불가능 했다. 따라서 유일하게 관련되어 있는 박사 논문 1편과 함께 본 논문이 계획하고 있는 주제와 가장 근접할 거 같은 소외라는 주제의 석사 논문 1편을 복사 신청하여 열람하게 되었다. 대표적으로 박공진의 논문은 미국식 표현주의와 독일식 표현주의의 차이점을 서술하고 있다. 앨머 라이스의 자서전(Minority Report)과 기고글(the Living Theatre)을 통해 파미에르(Palmieri)가 “기계화 사회 희생으로서 미국인 중산층의 비인간화에 초점”의 주장에 동의하며 산업화에서 “기계화된 내부 심리 표출”로서 “사건의 충실만 묘사보다는 배경의 의의를 관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상징, 압축 등 환상적인 기법”을 사용했다고 하였다(박공진 64 재인용). 또한 미국 표현주의 희곡에 드러나는 주인공의 주관주의적 태도에 따른 비일상적 요소들과 과학 세계에 대한 실증주의적이고 반동적인 모습을 분석하였으며, 무대기법으로서 인간 내면세계를 피상적인 사실적 요소와는 다르게 왜곡하고 과장하는 특징들을 서술하고 있다.

국내 학술 논문의 경우에 필자는 입수한 7개의 논문을 통해, 우선 이미 실려있는 "계산기"에 대한 분석과 고찰들을 검토하였다. 이를 통해 "계산기"에 대한 분석들을 정리하고 수용하는 작업을 가졌다. 또한 표현주의의 분석 내용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특징들을 정리하여, 자칫 독일 문학의 "햄릿기계"와 기술철학으로만 논의가 쏠리지 않도록 노력하고자 하였다. 특히 "계산기"에서 나오는 내용 중 작품 밖을 벗어나는 경우를 고려해 보았는데, 그 중 하나가 제로(Mr. Zero)가 죽고 나서 무덤가에서 주디(Judy O'Grady)와 젊은 남자(Young Man)와의 대화 장면과 쉬들루(Shrdlu)와 데이지(Daisy Diana Drothea Devore)와 제로 그리고 여러 죽은 사람들의 천국(the Elysian Fields) 안에서의 관계에 따른 기술적 대상으로서 존재 양식 측면에 따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기존 학술논문을 통해서 해결해 나갔다. MLA에 등재된 국내 논문 중 한 편에서 이를 청교도적 윤리와는 상반된다는 논의를 통해 시몽동이 주장하는 종교적 사유의 보편화를 통한 문화화로서 기계와 권력 관계의 매개를 이끌어 보거나 또는 청교도적 사유 그 자체가 독일 그림형제의 동화를 바탕으로한 1937년에 상영한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애니메이션에 두각되는 윤리에 따른 기계 문명 속의 노동자 상징하는 환상으로 보고 구체적으로 논의 하겠다. 독일 표현주의와는 다른 미국식 표현주의 "계산기"를 제로의 그로테스크한 비인간적 세계에서의 구성원으로서 제로라는 이름으로 계산기에 대체된 주인공과 비인간화의 전형된 이웃들을 분석하고 있다. 또한 이를 강조하기 위해 사용되는 무대장치와 음향효과를 통해 제로가 처한 상황을 관객이 간접적으로 느끼고 볼 수 있음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매우 긴 대화와 전보체(telegraphic) 그리고 나오는 인물들 끼리 서로 대화가 되지 않는 부분을 서술하였다. 독일 표현주의와는 다르게 재미있는 부분을 집어넣거나, 비 메시아주의적 인물상으로 비정상적이고 부정적인 자동화기계 사회에서의 인물로 그려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학술 논문에서 공통적으로 인용되어진 참고 문헌 중에 하나인 듀코어(Dukore)의 저작을 참고하여 전반적인 작품 분석을 하고 있었다.

해외 학술 논문에서 "계산기"에 대한 분석을 본 논문과 유사하게 독일 표현주의 극과 함께 비교 분석하거나 기계와 관련된 독일 극을 가지고 논의한 논문이 MLA에서 소개되어 있었다. 대표적인 논문으로는 수덱(Soudek)이 표현주의적 혁명극인 에른스트 톨러(Ernst Toller)의 "기계파괴자"(Die Maschinenstürmer)와 비교하여 산업혁명 당시 기계 등장으로 인해 어린이나 여자로 노동일을 대체 당한 남자 노동자들이 기계를 파괴하려다 그들에게 가해지는 법의제정과 탄압에 대해 사회 문제 그리고 이에 따른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계산기"와 비교하여 문제를 제시하고 있다. 수핑(Shu-Ping)은 게오르그 카이저(Georg Kaiser)의 "아침부터 자정까지"(Von Morgens bis Mitternachts)와 함께 비교하면서 두 노동하는 주인공들을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논의를 이끌었다. 기계문명을 교란하는 힘과 거부 사이에 운동하는 아브젝트(Abjekt)로서 두 주인공의 직업을 간주하였다. 기계화되는 인간이 물질된 사회에 대한 욕망과 불안 그리고 죽음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통하여 인간과 기계간의 매커니즘을 동질화로 의미했다. 위 논문은 MLA에 등재되어 있으나 조사 결과 독일어 초록만 제공되어 있는 중국어 논문임을 밝혀둔다. 또한 찰스 토르페(Charles Thorpe)의 논문은 맑스(Karl Marx)의 소외(alienation)를 끌어와 자본주의 세상에서 인간의 역할이 기계로 대체되어지는 것을 탐구 하였다. 표현주의 기법을 따라 이러한 지배 논리를 이 극이 제시되어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 논문은 최근 2009년에 발행 된 논문이다. 이 논문들을 통해 앞으로 본 논문은 기계와 인간의 관계 그리고 인간에 대한 기계의 우위라는 측면과는 좀 더 다른 방향으로 논하면서 기계를 반발했던 배경에 관한 역사적 사실과 노동자들이 기계에 대체되어지는 과정을 고찰해보면서 소외라는 측면을 수용할 것이다. 그러나 20, 21세기에 위치해 있는 우리들의 새로운 가치 변환으로 극복해야 할 소외를 사적 소유의 측면으로서 구조의 문제점을 진단하되, 극복 가능성을 조절의 측면에서 소화해낼 필요가 있음을 고려하면서 서술 하겠다.

"햄릿기계"에 대한 논문은 국내 석박사 논문 7편이고 학술 논문 12편이고 해외 MLA 등재논문은 32편이다. 여기 논문에서 기계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없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유들이 하이네 뮐러 핸드북 (Heiner Müller Handbuch) 에 이미 소개 되어 있는 내용들이었다. 그만큼 그의 작품에 대해 이미 심층적인 논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을 중심으로 사유를 끌어 모아서 기계에 관한 측면에서 연구해 보고자 한다. 기존 논의를 종합하자면 유럽 전체의 핍박 받는 백성에 대한 역사문제와 파시즘이후 당시 독일의 냉전 시대를 중심으로 논의가 되어 있었다. 논문에 있는 산업화에 대한 주장들을 연구해보고 신화의 파괴와 냉전에 사용되어진 산업화과정에서 등장하는 자동화 기계의 모습들 그리고 지배적 이데올로기를 무너뜨리려는 시도에 대한 언급된 부분들을 참고하여 논의를 내세우겠다. 자본주의 세계와 사회주의 세계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었던 신분을 지닌 자동화된 기계세계를 바라본 지식인 작가는 시체, 폐허를 통해 작품 공간적 배경을 구성하고 있다. 따라서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비판이라는 한정된 측면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계속해서 인간이 인간을 억압하는 관계로 작가는 보았다. 본 논문은 인간과 기계를 동일한 입장에서 바라보는 햄릿이 기계와 함께 하는 것을 가치의 전화으로 생각했다. 기존 제로의 세계관과 관련된 인간이 인간을 억압하는 측면에서의 산업화를 전복해 나가는 인식으로 해석해보고자 한다.

 

3. 예상 목차

Ⅰ.서론

Ⅱ. 기계문명이 중심이 되는 사회를 맞이하게 되는 인간

Ⅲ. 기계가 인간에 대해 우위를 점하게 된 사회에 사는 제로

Ⅳ. 제로의 세계를 벗어나기 위한 방안으로서 인간과 기계를 나란히 한 햄릿

Ⅴ. 결론

 

4. 연구내용

Ⅱ. 기계문명이 중심이 되는 사회를 맞이하게 되는 인간

도제 제도 그 자체가 장인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아름답고 조용한 공간이 아니라 복종과 생활 수단으로서 치열한 경쟁을 하는 곳이었다. 이렇게 긴 시간을 자신의 생애를 바쳐 먹고 살기위한 수단으로 그리고 조직 혹은 상인 또는 영주에게 인정 받기위한 작업을 했었지만, 거대한 생산력을 요구하는 자본가들 앞에서는 그 장인 체제 자체가 유지하기 힘들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자신들이 질료를 변형(metamorphosis)시켜 존재(presence)를 만드는 그 과정들이 기계로 대체되기 때문이다. 세넷은 이러한 장인의 도제 제도와 그들의 “개인적인 몸보다 더 많은 것을 집중해야하는 특별한 기계 공장으로 전이되지 않고 작음”으로 인해 기계에 관련해서 적극적인 대응하지 않은 잘못도 크다고 주장하였다(Sennett 108). 장인들은 숙련기술공들을 위한 방안으로 “대규모의 숙련된 기술공들을 유지해 줬어야만 하는 기계들을 그들 스스로 디자인 하거나 연구할 수 있도록 후원하지 않았다”(Sennett 108-09). 또한 “기계적인 것으로의 변화은 노동운동의 내부로부터 나오지 못했고, 노동 압박에 대한 힘으로 들어왔다”(Sennett 109). 한편, 자본가들은 숙련된 기술공들 보다는 값싼 노동자들을 늘이게 된다. 따라서 가변가치의 비용을 상당부분 자본가들은 줄일 수가 있게 된다. 맑스는 이러한 기계류와 이윤사이에 관계에 따라, “가치가 재생산되거나 보존될 뿐인 불변 부분에 살아 있는 노동을 추가하기 위해서 살아 있는 노동과 교환되는 부분”에 삭감이 이루어진다고 하였다(맑스 107). 이로서 인간은 자신이 하나의 생산양식 일부분 뿐 만 아니라, 인간이 여태껏 생산할 수 있는 운동자로서의 혹은 운반자로서의 위치를 상실하게 되었다. 자본가들 입장에서도 끊임없는 혁신을 추구해야 하기 때문에, 회사 상황에 따른 인사관리에 시달리게 되고 효율을 추구하면서 생산량을 늘려 이윤을 창출해야하는 압박에 시달린다. 이는 기계가 등장하면서 문제가 더욱 심화되었다. 왜냐하면 “고정 자본은 그것이 생산에서 사용되지 않는 한 가치하락 되므로, 그것의 증가는 노동을 영구적으로 만드는 경향”을 지니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맑스 115). 따라서 기계 또는 제품에 대한 혁신과 함께, 노동자들의 착취해야 만이 잉여가치를 불리게 되고 다시 대부를 막으면서 회사 안팎의 투자를 시도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자본주의 체계 속에서 이들은 기계를 중심으로 경제 분야에서도 필연적 연관이 되어 있는 것이다.

한편, 기계 입장에서는 그 자신이 자동화로 인간의 일부 역할을 수행하고는 있지만 그 스스로가 발명되고 진화되는 과정은 오로지 인간에 의해서 작동된다. 기계가 자연물은 아니다. 그러나 기계는 단순히 ‘요소’, 즉 하위부품들의 관계요소로서 구성되어있는 ‘다기능 적 구성물’이다. 자연물처럼 하나의 단일을 구성하여 서로 그 자체가 상호 협력을 이루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기계가 ‘구체성’이 되려면 조작과 함께 서로 관계를 가지면서 ‘준안정성’의 상태로 있는 것이다. 이는 하나의 독자성을 띄면서 개체적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 이는 시몽동의 기술적 대상에 따른 사유인데, “결국 대상들의 조건들 간에 상호작용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그것들의 작동들로부터 나오는 결과물들만 활용”되어진다(시몽동 97). 따라서 이 기계는 자연물과는 다르게 자연과 인간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앙상블’을 이루지 않으면 조절력을 상실하여 진화할 수 없다. 또한 단지 조립물이 아니라 서로 자연과 인간의 동등한 위치에서 소통을 해야만, 진화 그 이상을 뛰어 넘는 불연속적 변이 과정을 이루어 낼 수 있다. 그 불연속적 과정에 의해 생겨난 것이 바로 기계이다. 인간 스스로도 기계의 한 일부분처럼 서로 교체되어지는 그 과정만을 생각해서 기계가 스스로 인간을 위협하는 것은 아니다. 더욱더 근본적인 기계와 인간과의 관계를 유지하려면 그들이 ‘앙상블’을 이루고 있는 그 관계에서 인간의 역할을 고찰해볼 필요가 있다. 제로가 결정적으로 구조조정을 당한 그 이유 말이다. 바로 조절력, 즉 기계에 대한 무관심과 무지이며, 또 다른 복합적 문제에서다. 시몽동은 맑스의 소외와 비교해서 세계와 인간만 아니라 기계 관계를 포함하여 기술적 대상에 인간이 관계 맺지 못함을 장인과 기술자와 노동자를 통해서 언급했다. “사회적 역할이 고양되었던 은행업자들도 새로운 프롤레타리아트의 일원들과 마찬가지로 기계와 관련해서는 소외”하고 있으며, “기계의 양쪽에서, 그 위와 그 아래에서, 노동자들인 요소들의 인간과 산업 후원자인 앙상블들의 인간이 모두, 기계의 형태로 개별화된 기술적 대상과 진정한 관계”를 맺지 못하기 때문이다(시몽동 172). 이는 사실상 ‘개체초월성’에서의 인간관계에 의한 창조가 없는 그러한 소외를 말한다. 또한 찰스와 사장처럼 같은 인간으로서 제로에게 명령하게 하는 여러 개별화들의 불연속적 과정을 거친 ‘중층적’인 구조에서 형성된 보이지 않는 힘인 문화가 제로를 억압하고 있는 것이다.

 

Ⅲ. 기계가 인간에 대해 우위를 점하게 된 사회에 사는 제로

주인공 제로가 처한 현실은 이미 기계문명이 확고하게 자리 잡아가려는 시대다. 영화의 발달로 인간의 환상을 더욱 키워 내며 웃고 긴장하고 남녀 관계에 대해 감정이입을 제로여사와 친구는 하고 있다. 또한 광고를 통해 이들은 앞으로의 내용에 기대하고 즐거움을 찾고 있다. 잡지를 읽고 영화에 나온 여자 영화배우의 개인사에도 관심을 가지면서, 제로 여사의 상반된 삶과 영화의 삶을 구분하기도 한다. 제로 여사는 제로 씨 앞에서 하루 종일 가정 일에 대한 고통을 벗어던지고 여유를 간접적으로 소비적 물질문화에서 찾으려고 하고 있다(3-5). 그러나 제로 씨는 여사와는 다르게 너무 일에 피곤해서 “숫자로 된 벽지”로 발라진 집안에서는 잠을 자거나 창녀 훔쳐보는 것 이외에는 여사와 함께하는 일은 없었다(3). 그는 너무 무기력한 것이다. 중년의 제로는 25년 동안 근무한 백화점에서 승진도 못한 채 젊은 시절 야망은 무기력과 함께 오랜 시간 정체되어 있는 상태였다. 항상 반복적인 일만 하지만 더 이상 그에게 발전이라는 것은 없다(6).

제로 자신이 노동력을 통해 드러내게 하는 것은 오로지 계산된 숫자로 채워진 “기입원장(ledger) 안으로 채워 넣는 것” 뿐 이다(Dukore 30). 제로 씨가 25년 동안 반복되는 일을 하면서 해당 분야에만 경험이 쌓일 뿐 전체적인 인간관계와 회사 조직의 통찰력에 대한 능력 상승은 부실하다. 그는 데이지와 대화는 뜬 구름 없고 장부에 기입하기 위한 숫자를 말하면서 자신의 일상에 대해 투덜대는 대화들이 오간다. “인간 자동화의 성취감을 줄 수 없는 백일몽”으로서 드러내어 “삶의 긍정을 거부하는” 억양과 몸짓으로 작품은 표현하고 있다(Dukore 30). (1장, 2장) 또한 인간으로서 빠른 계산능력은 점점 기술이 발달하는 현실에서 기계가 제로의 역할을 대신할 수밖에 없다. 자본 생산력의 큰 원동력은 혁신과 효율이다. 기업의 자본 증식을 위한 과정에 가변자본에서의 효율성이 필요했다. 리처(George Ritzer)가 주장하는 것처럼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의 대표적인 성공요인을 분석한 문헌에 따르면, “고객들, 직원들 그리고 관리자들이 효율성(efficiency), 계산가능성(calculability), 예측가능성(predictability), 통제(control)”를 기업이 제공한다고, 막스 베버(Max Weber)의 사유를 끌어들여 주장하고 있다(Ritzer 12). 제로의 인간 능력이 기계의 진화와 능력 속도를 따라 갈 수 없으며, 그 자신은 늙어가고 있기 때문에 이 네 가지 요소에 의해 부합되지 못한다. 기업은 인간 직원이 “비인간 기술로 대체를 이용하여 위협”하고 “느린 직원이 비효율적으로 준비”할 수 있음을 직감하며 “법칙들에 직원이 따르기를 거부하는 예측불가능성”을 가졌기 때문에, “기계로 인간을 점진적으로 대체”해 나가려고 한다(Ritzer 15). 작품에서 나오는 사장 역시 효율을 위해 그를 한 달 치 월급을 주고 타 기업에 추천서를 써주는 형식적인 절차로 제로씨를 회사 밖으로 내몰고 계산기로 대체해 버렸다(13).

(3장의 분석 진행 방식은 이렇게 줄거리 순으로 분석을 하면서 개인에서 가정 그리고 회사와 친구관계로 이어져 나가 사회문제에서 죽음 또는 환상의 세계 그리고 최종적으로 인류 역사 전체의 문제로서 하나의 자본가 이상의 거대하고 하나같지만 복잡한 문제로 논의를 끌어 나가겠다. 특히 죽음과 환상의 문제에 대해서는 고민해야할 부분이다. 단순히 청교도의 직업윤리를 끌어내어서 천국마저도 악몽같은 상황을 표현주의 사유로 해석해야 할지 아니면 인간과 기계와 세계의 연결망처럼 인간과 종교와 세계의 연결망으로 해석할지 혹은 다른 방안으로 모색해야 한다. 물론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 표현주의와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찰스의 대사처럼 제로는 자동화된 기계문명에서 부속품처럼 필요에 따라 넣고 빼는 기나긴 역사의 노예다. 그 시대만의 문제는 아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 고대시대부터 계속 이어져 내려왔었다. 단지 기계라는 대상 때문에 인간이 소외된다는 것은 아니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맑스가 주장하는 “기계들이 살아 있는 노동에 대립하여 이 노동에 낯선 소유이자 적대적인 권력으로 등장할 수 있다는 것”에서의 단순한 기계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칼 맑스 126). 전생에 로마 전함의 엔진으로서 사용되었었고 감자 생산의 트랙터로서 농노로 일을 했었다(58-59). 설령 기계가 대체되지 않는다고 해서 제로가 처한 비인간화에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바로 구조의 모순이었다. 맑스가 말하는 소외도 바로 이러한 것에 있다. “노동자가 아니라 인격화된 생산조건, 즉 자본에 속하는 것, 사회적 노동 자체를 자체의 계기들 중의 하나로 마주 서게 하는 거대한 대상화된 권력에 속하는 것”에 있는 것이다(칼 맑스 134). 기계가 인간을 공격한다는 것은 단지 피상적일 뿐 이고 환상일 뿐이다. 기계가 인간을 우위에 점하고 있다는 것은 단지 기술발달과 함께 자본가의 요구로 생겨난 자동화의 큰 변화에 따른 역할 변화였다. 당시 표현주의가 성행하던 시기, 기계에 대한 두려움을 왜곡된 내면의 세계로 작품을 통해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역으로 기계가 없어진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지하세계에서 제로같은 사람들은 자본가 밑에서 노동을 할 것이다. 제로의 시대에서 50년 뒤에 자본사회에 살지 않는 햄릿의 세계 역시 비인간적으로 인간이 인간을 억압하고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회를 고찰하고 있었다. 그는 기계의 문제로 보지 않고 비인간적인 물질문명 혹은 자동화 기계 문명을 만든 인간과 체계에 대해 비판을 가했다.

 

Ⅳ. 동등한 인간과 기계 : 가치의 전환을 시도한 햄릿

기계에 대한 조절능력이 없음도 소외를 인간은 가질 수 있다. 기계문명에서 기계 조절 능력이 뒤처지게 된다면 그 자체로서 생산자의 역할을 잃어버리게 된다. 또한 햄릿을 대표하는 지식인들 혹은 장인들, 그리고 제로 같은 숙련 노동자 혹은 기계에 대체당한 직원들은 이러한 사실들을 알고 있음에도 기계문명에서 버려졌다는 역사적 사실을 고찰할 필요가 있다. 그만큼 대처할 수 없는 거대한 시대와 힘들이 밀려왔었음을 2장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제로는 기계에 대한 연구 또는 조작에 대하여 전혀 무지했다면 장인들은 그러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찰스가 말한 대사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60). 그는 앞으로 간단한 조작만으로 계산하는 기계(super-hyper-adding machine)를 생산할거라고 말한다. 따라서 자본가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시장과 경제의 논리에 따라 더욱더 값싼 저임금 노동자들 위주로 고용할 것이다. 또한 이를 통해 “저비용, 효율성 증대, 적은 직원들, 수요에 대한 해결, 결근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Ritzer 108). 따라서 사장(Boss) 입장에서도 고임금 또는 오랜 시간 동안 회사에서 일한 노동자는 임금 상승을 막기 위해 당연히 인사 조정을 단행 할 필요가 있다. 인간을 대체하는 기계를 조작하는 사람은 필요하겠지만, 자본가들은 테일러(Frederick Taylor)와 포드(Henry Ford)의 생각처럼 “다른 유형보다 매우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사람의 정신은 일을 위해 거세한 소로 형성된 것과 거의 닮은 바보 같고 냉철한 사람이 정규직으로서 선철을 다루는데 적합”하며 이런 사람들은 “통제에 대해 갈망”을 선호했다고 하였다(Ritzer 112-14 재인용). 이러한 부류를 그 역시 인간적으로서 싫어하지만, 포드는 창조적이고 단조로움을 싫어하는 사람이 공장에서의 노동자를 비인간적인 유형으로 보고 선호하였던 것이다. 기계 더 나아가 기술 그 자체는 이러한 편리와 동시에 경제와 사회 구조에 연결되어 또 다른 위험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만약 인간이 세계 사이에서 자신을 표현하고 험난한 자연 속에서 생존 해 내려면 기술 그 자체는 필요하다. 인간과 기술의 진화와 발명의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 자동기계일 뿐이다. 마치 자동기계가 노동 활동의 모든 것을 다 대체할 수는 없다. 이들도 인간이 필요하다. 조작되어야 하고 수리되어야 한다. 이들 스스로는 문제제기도 할 수 없다. 따라서 인간과 기계는 서로 하나의 ‘앙상블’이라는 불완전한 공간에서 자연과 함께 존재해야만 한다. 이들에 대한 착취와 공포를 제공하는 문화, 즉 중층적으로 구조가 서로 연결하고 있는 세계에서 해결할 필요가 있다. 햄릿이 문화, 신화, 역사, 기계 그리고 여자 모두를 고찰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물질세계, 기계세계 그리고 자본주의 세계를 벗어나는 새로운 유토피아적 세계가 햄릿은 필요했다. 햄릿이 바라보는 관점은 영국에서 일어난 러다이트 운동(Luddite Movement)과는 달랐다. 산업혁명 당시 노동자들은 착취당하며 자신들의 활동은 자꾸 기계에 대체되어 진다고 생각하고, 기계를 노동자들은 극단적으로 부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들이 부수는 그 도구마저도 기계에 의해 편리하게 생산되어졌고 혁명을 주창한 자들조차, 결국에는 기계와 함께 하였다. 대공황 이후 자본의 세계는 주춤하였지만 2차 대전을 통해 기계문명은 자본주의와 함께 더욱 확고히 다져나가게 되었다. 이러한 황폐한 세계에 햄릿은 서있었다. 신화적 존재인 그는 지배자의 후계자이지만 기존 관습을 배신한다. 햄릿은 그의 가족, 대학교, 철학자, 책, 자본주의, 공산주의, 지식인으로서 특권과 함께 심지어 연극, 연기, 대본 텍스트 그리고 등장인물 마저 거부해 버린다. 냉전의 대표라 할 수 있는제로의 자본주의 시대는 이미 “소련에서도 인간 존재들이 현대 산업화에 분해”되어 있는 상태였다(Dukore 27). 사회주의 유토피아를 꿈꿔 왔던 햄릿에게 현재 놓여 있는 것은 당시기준으로 최근의 파시즘과 영원히 제로의 세계에 머물러 있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간의 갈등일 뿐 이었다. 민중들의 억압을 더 이상 지켜보지 않는 햄릿은 아버지의 시체 살덩이를 그들에게 나눠 주면서 “세상이 부패와 발맞추어 돌아가는 소리”를 정지 시키려고 노력하였다(Muller 53). 제로와는 다르게 특권계층인 그가 여전히 사회주의 안에서도 누리고 있으며 억압의 역사는 계속해서 이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마치 5장 미칠 듯 한 기다림/몇세기들/끔찍한 갑옷 속에(FIERCELY ENDURING.MILLENIUMS/IN THE FEARFUL ARMOR)의 '심해'처럼 먼 미래나 과거 모두가 '천상계'로 올라갈 수 없이 아주 깊이 빠져 경제, 자유, 인정, 여기에 그가 자기만의 특권과 가족들의 역사를 해체 시켜 버리고, 심지어 민중들 한 가운데 서서 연극도 하지 않고 언어도 규칙적이고 인과관계를 무시해 버리면서 사회 혁명의 역사에 동참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 와중에 4장에서 나오는 기계문명에 따른 물질문화들을 냉소적인 태도로 일관 하는 동시에 당시 노동자들이 사용하고 한때 제로를 살인과 죽음으로 몰아넣게 만들었던 계산기를 햄릿이 말로서 행동으로서 변신한다.

(이렇게 최대한 제로와 햄릿 사이를 서로 대화시키면서 햄릿기계를 분석해 나가는 작업을 강구해보겠다. 분석 과정은 공간적 측면에서, 줄거리 측면에서 그리고 상징적 측면에 따른 분석으로 나갈 예정이다.)

햄릿 그 자신이 계산기가 되는 것은 극단적인 선택이었다. 그러나 그럼으로 인해서 모순된 역사적 사회구조를 엎어버리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기계화 된 사람은 우리가 모든 것을 참아야하고 복종하는 중심의 대답으로부터의 심리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상처들의 자유에서의 전복적인 형태”가 되었다(Williams 200). 기계를 다른 방법으로 인간이 사용한 것이다. 햄릿이 기계화되겠다고 하는 그 생각을 가짐으로서 “개인적인 기억부터 문화적인 기억 그리고 아버지와 어머니가 없는 것 그리고 성적, 정치적, 형이상학적 이중성들의 바깥으로 나가 존재하는 것으로서의 자유가 되었다”(Williams 196). 이 가능성이 이 작품에서 실현 가능 하다고는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기계가 작동하는 것을 인간이 조작함으로서 냉장고에 갇혀 있던 혁명들의 주체들이 녹아 내려 다시 생기의 기회를 붙잡고 “탱크 바퀴 아래” 잔인한 비명들을 자기 자신에게 지식인으로서 입력해 나간다(Muller 56). 시몽동이 기술적 대상들의 세계와 인간과의 관계가 문화에서 갖는 조절 기능을 설명하면서 인간과 기계와의 짝짓기를 강조했다. 인간은 “내용 자체가 코드화 역할”을 하지만 기계는 “조건적인것과 조건 지어지는 것으로 서로 분리” 되어 있고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의 부분적인 전환가능성을 실현하여 협력 작용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바로 그 순간부터 존재하기 시작”한다(시몽동 178-79). 장인의 작업처럼 정보취득에 따른 조정이며 “움직이는 동력이면서 동시에 순간적으로 부분적인 결과들에 따라 자신의 행동 조절하는 지각 주체”로서 “신체기관들을 연장하는 행동수단이면서 동시에 회귀하는 정보의 채널”로 햄릿이 변모하게 된다(시몽동 180). 이렇듯 기계와 햄릿은 서로 연결망을 만들어 새로운 앙상블을 구축해 내었으며 타자기는 ‘닫힌기계’가 아닌 ‘열린기계’로서 다시 전환되어 진 것이다. 기계의 진화 과정 그 자체가 인간의 문제의식에서 비롯되듯이 비결정성으로서 정보수용 가치가 변환 가능 한 것이다. 기계는 ‘연합환경’이었으며 그 ‘앙상블’을 만드는 지휘자는 인간으로서 서로가 협력하지 않으면 이루어 낼 수 없다. 햄릿은 가치의 전환을 통해 ‘연합환경’이 가지고 있는 잠재성을 인식하게 되고 자신과 기계의 ‘위상차’를 극복하며 ‘앙상블’의 변화가능성으로서 준 안정적이고 불안한 관계를 통해 새로운 구조를 형성하기 위한 기존의 ‘관습문화’의 틈에 새로운 변화를 집어넣는 작업을 시행할 것이다. 기계에 따른 인간의 문제의식을 시몽동의 말로서 빌리자면 “진보를 이루기 위해 극복해야 할 일련의 한계들은 하위부품의 시스템이 점진적 포화상태에 이르러 발생시키는 양립불가능성들”에 있으며, 이에 따라 “기능들의 내적 배치를 변경하고 그것들의 시스템을 재배열”로써만 이루어 질 수 있다(시몽동 37). 이것이 바로 햄릿이 제로의 역사에 도전하면서 기계를 상대로가 아니라, 억압하는 인간들과 문화 구조에 비인간화되어 버린 제로와 비인간적 대상이 되어버린 기계에 대해 다시 관계를 재정립하여 구원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Ⅴ. 예상결론

앨머 라이스와 하이너 뮐러의 공통점은 이미 인간이 만들어 놓은 물질문명에 의해 황폐화된 인간상에 대한 고발이다. "계산기"는 비인간화되어버린 제로를 통해 등장인물과의 관계들과 표현주의 기법으로 시대 상황의 문제점을 시각적이고 청각적으로 환상적이게 직시하게 했다면, "햄릿기계"는 행동조차 알 수 없고 언어로 만들어진 대본과 역할을 무시하는 지식인 햄릿으로서 비인간화를 만든 제도와 인간에 대해 기계로서 생각하며 저항하여 제로의 문제를 나가는데 제시를 한 것이다. 제로를 쫓아낸 기계는 그 뒤에 숨겨진 권력들이 조절함으로서 생기는 비인간화 작업의 문제이기 때문에 억울하다. 그것을 햄릿은 기계마저도 해방시켜 준 것이다. 두 작품 배경의 자동화 기계 문명은 자연세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하나의 방법을 모색하면서 기술들의 진화와 발명 과정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편리와 효율과 필요에 따라 기계가 탄생 되었다. 이 기계는 오랜 시간과 경험 그리고 통찰력이 필요한 종교적 수양 같은 도제 제도를 무너뜨려 버렸다. 자본주의가 들어서면서 제로의 시대처럼, '표준화', '숙달시간', '일의 동기'와 '시간 부여' 및 '품질' 측면에서 도저히 인간이 따라갈 수 없는 자동화 기계가 필요에 의해서 등장한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기계는 인간의 도움을 필수적으로 받아야 한다. 자신의 진화를 위해 자신이 세계에서 존재한다는 그 가치를 위해서다. 기계가 발달하는 과정, '개체화 과정'에 상관없을 것 같은 '매개'들이 불연속적으로 관계를 가지고 있었고 수많은 역사들과 기술들이 여전히 소진되어 있지 않고 남아 복합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그것이 인간과 세계와의 연결망을 통해, 심리, 사회, 문화 그리고 집단으로 나아가게 된다. 제로와 햄릿의 역사 구조들의 존재를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혹은 어떤 가치를 가지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통찰력과 경험과 조작 그리고 ‘조절’에 의해서 기계문명은 달라질 수가 있다. 제로의 세계를 통해 물질문명과 비인간 적인 구조에 대한 햄릿의 근본적인 문제에서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기계에 대한 가치 전환과 되기는 새로운 기계문명의 변화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과 기술 간의 관계를 그릇된 역사에서 다시 집어 근본적인 구조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다시 이들의 연결망을 재구축해 나가야만 할 것이다. 제로 세계에서 기계는 하나의 소유자에 의한 독점적 조절권리를 가졌으며 단지 조작만 미래의 제로가 할 수 있었다면, 지식인의 햄릿은 기계를 문화 혹은 구조의 조절에서 벗어나 개인 누구나가 조절하며 대화해 나갈 수 있는 세계를 꿈꿔오고 있다. 그것이 바로 현재 우리가 알게 모르게 실현되고 있는 비가시적 연결망 속에서 자유롭게 조절하고 발명된 언어 조직 구성물 들인 것이다. 이들의 힘이 단지 기계를 통한 창안과 기술의 발달이 아니라, 더 나아가 인간 사회, 정치 그리고 문화 전체를 포함한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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