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워지지 않는 나날
2012. 4. 7. 23:27ㆍLiteratur/Koreanis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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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교 시절 쓴 자작시입니다. 굉장히 부끄럽고 오글거리네요;;
지워지지 않는 나날
한 쪽 뻥 뚫린 청바지 질질 끌며 그대를 향해 걸어갔었다. 기대와 약속의 유리관 속으로 들어갔다. 보랏빛 양수가 서서히 나의 몸을 애무하며 차올라갔다. 목 언저리에 다다랐을 때 희열을 느끼며 나의 정신은 꿈으로 향했다.
그대를 향해 날갯짓하며 하늘을 노려보고 있었다. 하얀 백지 속 어지러운 냄새를 벗어나 수레국화가 만발이 피어 있는 안개 속으로 구겨져 들어갔다. 만들어진 좁은 강 한가운데 그대 집 지붕이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유리관 속 함께 있던 그대가 살며시 꿈의 문밖으로 밀쳐내었다. 끊임없는 추락 속에 밀려오는 차가운 설렘은 나에게 슬픈 환희를 주었다. 아래에서 희망의 문자 메시지가 나를 스치고 구름 속으로 사라졌다.
젖은 날개 질질 끌며 다시 그대를 생각하고 그리워한다. 축축한 옷이 온몸을 감싸 안으며 열기를 식히고 지친 피부는 울고 있다. 구름 낀 밝은 밤은 나에게 습기차버린 연인을 위한 침묵일 뿐이다. 풀썩 주저앉아 허공을 보니 마음의 평안보다 내가 삽질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나른한 햇살은 나의 주변 이들을 재우고 있다. 황급히 일어나 가벼운 발걸음으로 좋아하는 시집을 책꽂이에 가로로 밀어 넣는다. 다시 돌아가 앉아 공부할 것을 막 뒤진다. 나에게 위안을 주는 TOEIC책은 생명이요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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